Review
하늘에 떠있는 한 점의 구름에 가슴이 설레고
자연은 그 자체로 완벽하다.
자연은 경이로움으로 가득 찬 세상이다.
자연은 홀로 아름답고, 조화로우며, 영원하다
작가 이상희의 생각이다. 그는 바람 부는 대로 흔들리는 나무 이파리의 떨림에 감격해하고, 눈물을 흘릴 줄 아는 사람이다. 자연은 끊임없이 변화하지만 또 항상 그대로 인 것을 그는 알고 있다. 그는 하늘에 떠있는 한 점의 구름에 가슴이 설레고, 한 줄기 바람에 가슴을 쓸어안는 여린 감성을 갖고 있다.
그는 자신의 작품을, 자연을 보았을 때 갖는 느낌 그대로 갖도록 만들고 싶다고 한다. 인위적인, 사람의 의도가 들어가지 않은 상태를 우리에게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그렇게 보면 그는 자연주의자이고, 실존주의자이며, 사실주의자이기도하다. 그러나 그의 작품은 극도의 추상성을 가지고 있으며, 점과 선으로 연결된 첨단의 디지털 세계를 그려내고 있다.
그래서 그의 그림에는 극과 극의 대립이 공존하고 있다. 그 끝을 알 수 없는 우주와 함께 더 이상 나누어지지 않는 세계가 그의 그림에는 동시에 자리한다. 쌓음(積의) 끝자락인 우주에서부터 나눔의 마지막 인 분자와 나노의 세계까지 모두를 그는 아우르고 있다. 그 양극의 세상은 우리가 호흡하며 살고 있는 우리의 현실이지만, 너무나 추상적이어서 과학과 상상의 언저리에서만 겨우 인지 할 수 있을 뿐이다.
작가는 지극히 현실적임에도 정작 그 실체를 알 수 없는 현상을 ‘숨결’이라는 단어로 상징화하고 있다. 그가 제시하는 표제인 일련의 ‘숨결’ 작업은 그의 고집스런 사색의 산물이다. 십여년을 집요하게 파고든 그의 ‘숨결’ 작업은 생명의 마지막 경계선에 이르러 발현되는 창조의 순간을 형상화 한다.
그의 그림에 주로 등장하는 검은 색은 우주의 색이다. 어떤 것도 존재하지 않는 색이면서, 동시에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벗어난 새로운 창조의 순간을 의미하는 색이기도 하다. 검은 색은, 진화와 창조 양면을 가진, 그 자체로 완벽한 세계로 우리를 인도하는 안내자이다.
지금의 우리는 바로 태초의 검은 우주가 폭발하여 생긴 윤회의 결과임을 그는 말하고 있다.
우주에서 시작하여 숲으로, 한 그루 나무로, 한 장의 나뭇잎으로, 그리고 종국에는 잎맥으로, 나아가 우리의 눈에 보이지 않는 분자의 세계로 이어지는 숨을 들이키는 영원한 응축의 과정은, 존재의 탄생을 의미한다. 반대로 미세의 세계에서 나뭇잎을 거쳐, 나무와 숲으로, 마지막엔 우주로 이어지는 숨을 내뱉는 끝없는 확장의 과정은, 생명의 탄생을 의미한다.
생성과 소멸. 이러한 쌍방향의 사유의 흐름은 그의 그림으로 상징되는 ‘숨결’의 의미가 무었인지 알 수 있게 한다.
그의 그림은 바람결에 흔들리는 나뭇잎의 떨림을 담담한 시선으로 응시하고 있다. 바람이 지나가고 있으며, 분명 흔들리고 있는 나뭇가지임에도 그는 정지된 화면으로 그 찰나의 순간에 접근하고 있다. 숨을 들이키고 내뱉는 두 가지 동작의 틈바구니를 그는 절묘하게 구분해내고 있다. 그러면서도 그는 그 두 가지 현상을 마치 하나의 움직임인 듯 자연스럽게 연결한다. 그것은 마치 블랙 홀이 모든 것을 빨아들이고, 어느 순간 끝없는 팽창을 시작하는 우주의 폭발로 이어지는 거대한 파노라마와 같다. 그래서 그의 그림은 정지된 화면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슬로우 모션으로 찍어낸 긴 화면을 보는 듯하다.
그의 그림은 우주의 새벽처럼 몽환적이기도 하고, 초록의 별처럼 빛나기도 한다. 때로는 마젤란 성운의 가스구름 같은 욕망의 응어리를 보여주다가도, 보름달처럼 환하게 우리를 넉넉하게 만든다. 저녁노을에 붉게 물든 소나무가지와 밤안개에 싸인 대나무 가지의 청량한 화음을 들려주기도 한다. 바로 그가 말하는 경이로운 조화의 세계이다.
작가는 끊임없이 변화하지만 항상 그대로인 자연을 관찰하고 생명력을 느끼며 호흡한다. 그렇게 그는 그저 그런 평범함과 자연의 숨결 속에서 평안을 찾고 위로를 받는다. 거추장스러운 가식이나 미약한 인간의 힘이 배제된 세계에서 평화스럽게 숨을 쉰다. 소박한 자연과 그가 하나가 되는 순간이다. 그의 그림은 바로 그 순간 빛을 발한다. 그 자체로 완벽한 자연이 그의 가슴속에 존재하는 것이다.
우리가 그의 그림에서 위안을 받는다면, 그것은 아마도 우리의 마음속에도 그가 꿈꾸는 세계가 함께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기영
aba Groub, tomaclay 대표
Works
| 분류(genres) : | 회화 |
|---|---|
| 형식(style) : | 사실적, 추상 |
| 주제(theme) : | 자연 |
| 소재(subject matter) : | 나무잎, 나무가지 |
| 재료(material) : | 먹, 장지, 혼합매체 |
| 성명(한글, 한문, 영문) : | 이상희, Lee Sang Hee |
| 출생년도 : | 1966 |
| 학력|전공 : | 이화여대 조형예술대학원 한국화과 졸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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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파일 바로가기 : | http://artarchives.or.kr/artist/leesanghee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