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자연의 정신 : 시적 정취에서 바라보다.
1. 전통을 재해석하다.
지난 시절 한국화 전공자들은 타장르 전공자들에 비해 전통에 대한 과중한 부담을 안고 있었으며, 재료의 한계와 소재의 빈곤으로 현대성 모색에 어려움을 겪었다. 예로부터 내려오는 전통이 발전적으로 원용되지 못하고, 오히려 엄격한 자기검열의 방식을 강요한 것으로 보여진다. 그러나 최근 수년간 한국화(동양화)를 전공한 작가들이 가장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듯 하다. 전통의 자유로운 해석, 새로운 상상력과 담론, 확장된 재료를 통해 새로운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 최근 한국화 전공자들의 약진은 전통을 현대적으로 발현시키려는 각고의 노력으로 성취된 것이다. 그들은 전통을 새롭게 재해석하고 동시대성을 이끌어 내어 한국화단을 한층 풍부하고 신선하게 한다.
2. 동양적 사유에서 출발하다.
이러한 새로운 변화 속에 김선영의 작업이 있다. 작가는 '동양적 정신성을 현대적이고 국제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하는 일련의 작업을 추구하고 있다. 국내에서 동양화(한국화) 석사를 마친 후 미국 유학생활을 통해 체득된 변화로 보인다. 동양적 사유를 국제적인 감수성으로 재조명하여 세련된 화면에 펼쳐 보이고 있다.
작업은 동양적 사유에서 출발한다. 동양에서는 눈에 보이는 가시적인 것보다는 보이지 않는 것이 더욱 큰 뜻을 담고 있다는 형이상학적 사유태도가 우세했다. 따라서 눈에 보이는 것 너머에 존재하는 불변의 본질을 파악하려고 노력한다. 참고로, 인류문명사에서 대상을 시각화하는 방법은 두 가지의 방식이 있다. 하나는 사물의 외형을 닮도록 시각화하는 초상(肖像)적 방법이고, 다른 하나는 상징적 방법이다. 서양에서는 대체로 외형을 사실적으로 표현하는 방식이 우세했다면, 동양은 그 반대편에 서있다. 동양의 이러한 방식은 조형활동에도 그대로 반영되어 이미지를 상징적, 추상적으로 시각화는 경향이 강하다. 작가의 작업의도가 자연의 겉모습이 아니라 "자연의 내면에 함축되어 있는 자연 자체의 본질과 그 안에 투영되어 있는 저와의 대화를 그리려고" 한다는 점에서 동양적 사유를 엿볼 수 있다.
3. 동시대 국제적 감수성으로 재구성하다.
작업의 주제는 '자연의 정신'이다. 작가는 자연의 본질을 "창조의 질서와 조화를 제시함으로써 보는 이로 하여금 마음을 순화하고 정화하는 힘"을 가진 것, 즉 "조화로운 에너지"라 얘기한다. 그녀는 자연을 통해 순수하고 평화로워지며, 때론 열정적이고 활동적인 에너지로 가득 채워진다. 작가는 이런 체험을 거시적 사건에서 느끼는 것이 아니다. 작고 평범한 일상 속에서 삼라만상과 교감하며 체득한다.
'자연의 정신'이란 다분히 형이상학적인 주제를 김선영은 추상화(抽象化) 과정과 서구적 조형방법을 활용하여 표출한다. '상징화된 색과 추상화된 형태를 통해', '여백의 공간성과 선적인 아름다움을 강조'함으로써 주제를 표현하려 한다. 자연의 사물은 작가의 심상을 통해 분석되어 재해석되고, 재구성됨으로써 자체의 본질을 발현하도록 의도된다. 작품 속에 나타나는 모티브는 구체적인 개별자가 아니라 개념만이 남게 되며, 작가에 의해 새롭게 형태를 받고 색채가 입혀졌다. 즉, 현실을 재현한 것이 아니라 주관적 관점에서 재구성되고 체험된 자연의 표상이다.
또한, 작가는 화면을 일관된 형식으로 구성한다. 다양한 소재를 표현함에 있어 '집중-확산'의 기운이 보인다. 중심에서 주변으로 퍼지어 나가는 기운은 마치 음양의 이치를 보는 듯 하다. 밝고 경쾌한 색채는 번지고 스며들며 화면 가득 펼쳐진 형태의 일부가 된다. 색채는 대체로 통일되어 하나의 계열색이 주조를 이루어 편안하고 차분한 느낌을 주며, 형태는 색채와 분리되지 않고 하나가 된다. 화면에서 느껴지는 조형방법은 한국의 전통적 화면구성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서구의 조형방식에 가까우며, 서구문화의 영향으로 수용된 동시대 감수성이라 할 수 있다.
4. 클로즈업을 통해 시적 정취를 만들다.
김선영 작품에서 보여지는 동시대 감수성은 클로즈업된 화면구성 방식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클로즈업 방법을 활용함으로써 자연의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는 시적 순간을 만들어 내며, 바라보는 시각을 변화시킴으로써 우리에게 사물의 본질을 대면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작가는 클로즈업 방식이 구체적인 사물의 정체성과 시간성을 앗아 가는 효과를 통해 자신의 주제를 단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먼저, 클로즈업은 사물을 현실의 시공간에서 격리시키고 강조하여 시적 순간을 만들어 낸다. 시간이 멈춘다는 것은 우리에게 편안한 일상이 아니다. 정지된 시간 위에 머무르게 되는 우리의 인식은 상황의 일탈을 경험하며, 사물에 대한 응축된 의미를 강렬하게 인지하게 된다. 즉, 대상을 압축적으로 인식하게 되는 시적 정취를 통해 우리는 그 대상에 대한 총체적이고 강렬한 이미지를 갖게 된다. 그것과 함께 클로즈업은 시간의 흐름을 중지시킴으로써 모든 감각을 대상자체로 향하게 하여, 그 대상에 대한 섬세한 반성적 성찰을 가능하게 한다. 작가는 초시간적 속성으로 시적 정취를 만드는 클로즈업 방식을 통해 응축된 통찰력으로 존재의 깊이를 볼 수 있기를 우리에게 기대하는 것이다.
아울러 클로즈업은 일상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낯선 시각을 보여줌으로써 사물을 생경하게 만든다. 이러한 생경함을 통해 우리는 사물을 새롭게 인식하게 되며, 사물의 이면을 엿보게 된다. 클로즈업은 전통적인 회화 영역이 아니라 사진과 영상 이후의 변화된 감수성에서 나타난 현대적 방식이다. 작가는 다른 장르의 화면구성방식으로 동시대 감수성을 자극하여 새로운 체험을 우리에게 선사한다.
5. 새로움을 기대하다.
김선영의 작품이 성취한 조형적 신선함은 동양적 사유와 동시대적 감수성에 기반한다. 표현대상의 숨소리가 들릴 정도로 가깝게 다가간 화면 앵글, 상징적인 색, 추상적 형태가 어울려 보여지는 운동의 흐름을 통해 동시대의 감수성을 느낄 수 있다. 더욱이 그녀의 작업은 실크와 동양화 물감이 보여 주는 담백한 물성을 통해 자칫 무거워질 수 있는 화두를 간결하게 보여 준다.
이번 전시는 미국에 있는 갤러리 초청으로 개최된다 한다. 작품에 진지하게 표현된 작가의 예술에 대한 열정을 바라보면서 이번 전시가 한국현대미술의 또 다른 가능성을 보여 주기를 기대해 본다.
Artist's Statement
제 작업의 주제는 “ 자연의 정신 “ 입니다. 자연은 때로는 역동적이고, 때로는 잔잔하게 저와 대화하고 호흡합니다. 저는 자연의 겉에서 보이는 풍경이나 사물로서의 모습을 그리고 있는 것은 아니며, 자연의 내면에 함축되어 있는 자연 자체의 본질과 그 안에 투영되어 있는 저와의 대화를 그리려고 시도합니다. 이러한 자연의 내면을 표현하기 위해서 조형적 방법으로는 상징화된 색과 추상화된 형태를 사용하고 있으며, 여백의 공간성과 선적인 아름다움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저는 또한 이러한 동양적 정신성을 현대적이고 국제적인 방법에 비추어 이상적으로 재해석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자연은 창조의 질서와 조화를 제시함으로써 보는 이로 하여금 마음을 순화하고 정화하는 힘을 가지게 됩니다. 이러한 창조의 에너지는 단순히 있음의 존재가 아니라 일반적인 흩어지려는 우주 에너지에 역행되는 운동력을 가지는 매우 활동적이며 조화로운 에너지입니다. 이러한 자연의 조화로운 에너지, 즉 자연의 본질을 표현함에 있어서, 제가 선택한 대상에 정신을 부여하는 대표적인 방법은 색의 상징적 표현과 형태의 추상적 표현을 들 수 있습니다. 또한 그 정신이 노닐 수 있는 여백의 공간성과 아름다움을 강조합니다. 제 그림에 드러나 있는 색과 형태는 실제의 빛에 의해 드러나는 색과 형태는 아니며, 제 심상에서 걸러져 다시 빚어 낸 색과 형태들로, 그 자연의 소재에 따라 상징성을 지니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형태나 색은 많이 단순화 되어 지고 함축되어 져서, 그 내면의 본질과 생생한 에너지를 표현하기에 훨씬 자유롭게 됩니다. 이렇게 표현된 에너지가 활동하기 위한 공간으로써 여백이 강조 되어 집니다. 이 때 여백자체의 아름다움을 강조하기 위해서 그 여백의 크기와 형태는 언제나 커다란 중요성을 지니게 됩니다.
재료적인 측면에서는 실크와 동양화 물감을 사용하였습니다. 실크라는 섬세한 바탕 위에서 물감이 물과 작용하여, 시간과 흔적을 고스란히 남기면서 생기는 번짐과 물감 사이로 쏘아져서 생긴 스프레이 자국은 가느다랗고 투명하여 빛이 비추는 듯한 효과를 만들어 냅니다. 지극히 전통적인 재료를 통해 표현기법적이고 현대적인 조형을 이루어 냄으로써 국제적이고 현대적인 코드를 만들어 내고자 하였습니다. 또한 이를 통해 동양적인 아름다움을 좀 더 현대인이 이해할 수 있고 공감할 수 있는 코드로 재해석 함으로써 그 가치를 효과적으로 드러내고자 하는 것이 제 바램입니다.
자연은 저를 순수하고 평화롭게 만듭니다. 자연은 저를 열정적이고 활동적인 에너지로 가득 채우기도 합니다. 자연은 그 소리에 귀 기울이는 사람에게 가장 완벽한 조화로움과 창조의 질서를 가르칩니다.
Curriculum Vitae
1967 서울 출생
학력
2005 Academy of Art University, San Francisco, MFA
1992 서울대학교 동양화과 석사
1990 서울대학교 동양화과 학사
개인전
2008
Gallery Oms, 뉴저지
GS 타워 로비 갤러리 초대전, 서울
2007
GS타워 로비 갤러리 초대전, 서울
토포하우스 초대전, 서울
2006
스페이스 함 갤러리 초대전, 서울
Art People Gallery, San Francisco
2005
79 New Montgomery Gallery, San Francisco
Thirsty Bear CO Building Gallery, San Francisco
Live Warms Gallery, San Francisco
1996
단성갤러리, 서울
그룹전
2008
한국의 붓질전, 세종문화회관, 서울
2007
작은 그림전, 렉서스 갤러리, 대구
강남대학교 교강사초대전, 강남대학교 미술관
광화문 아트 페어 북경전, 북경 한국 문화원 미술관
2006
서울대학교 60주년 기념전, 서울대학교 박물관
스페이스 함1주년 개관기념전, 스페이스 함 갤러리
2005
Harlem Night, 688 Sutter Street Gallery, San Francisco
M3 Show, 688 Sutter Street Gallery, San Francisco
Abstract Painting Group Show, 688 Sutter Street Gallery, San Francisco
The collage of Life, Atrium Gallery, San Francisco
2004
Spring Show, Sutter Gallery, San Francisco
2002
The 12th Annual KAAW Members’ Exhibition, Friends Gallery, Lakewood, USA
2001
Northwest Folk Life Festival, Seattle Center Pavilion, Seattle
Invitational Exhibition by Asian Pacific Art Museum, the American Art Company, Tacoma, USA
The 11th KAAW Members' Exhibition, Odyssey, Maritime Discovery Center, Seattle
2000
The Exhibition of Issaquah Gallery, Issaquah, USA
The 10th Annual KAAW Members' Exhibition, Bank of America Gallery, Seattle
1999
The 9th KAAW Members' Exhibition, American Art Company, Tacoma, USA
1997,1996,1995,1994 그루터기전 I, II, III, IV, 종로갤러리등
1997 제30회 예원학교 창립기념전, 운현궁 박물관
1997,1995 계원예고강사전, 계원예고전시실
1994,1993,1991 김선영, 조수예, 송금영전I, II,III, 단성, 연세 갤러리등
1994
돋움전, 미도파 갤러리
1993
터 갤러리 개관 기념전, 터 갤러리
새로운 세대전, 홍 갤러리
서울에서 부산까지 전, 서울,부산
제 40회 서울예술고등학교 창립 기념전, 예술의 전당
연세 갤러리 개관 기념전, 연세 갤러리
International Ink Painting Exhibition, Yanghyup Hall, Tokyo, Japan
1992
Paris Exhibition of Korean Youth Artists, Escalier Art Center, Paris
자연, 사람, 그리고 예술전, 소나무 갤러리
인간모색전, 삼정 갤러리
공간- 새로운 눈뜸을 위한 전, 후인 갤러리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전 , 문화예술 진흥원 미술관
27인의 젊은 작가전, 청년 갤러리
예술의 날들전 , 단성갤러리
1992, 1991, 1990 새로운 형상과 정신전 I, II, III, 관훈 미술관등
1991
마디전, 백악 미술관
한미 수교기념전 Calstroble Gallery, Vienna, Austria
디딤-내딤전 , 관훈 미술관
현대 한국화 20인전,아트 뉴스 갤러리
수상경력
1999 5인의 한미예술인 선정(워싱턴주 미술협회)
1996 대한민국미술대전
1991 MBC 미술대전
대한민국미술대전
Works
날개짓 Flutter2006
58"x58"
Acrylic Color, Canvas
펼침 Extend2008
17”x20”
Silk, Oriental Color
투사II Projection II2008
17” x 20”
Silk, Oriental Color
존재 Existence2008
42” x 15”
Silk, Oriental Color
| 분류(genres) : | 회화 |
|---|---|
| 형식(style) : | 비구상 |
| 주제(theme) : | 자연의 정신 |
| 소재(subject matter) : | 꽃, 날개, 자연 |
| 재료(material) : | 비단, 동양물감, 아크릴, 캔버스 |
| 성명(한글, 한문, 영문) : | 김선영 |
| 출생년도 : | 1967 |
| 학력|전공 : | 서울대 동양화과 및 대학원 졸업, Academy of Art University, San Francisco, MFA |
| 주요경력 : | |
| 홈페이지|블로그 : | http://www.sunyoungkim.net |
| 이메일 : | sun0art@hotmail.com |
| 작가파일 바로가기 : | http://artarchives.or.kr/artist/sunyoungkim/ |





